일년 전, 저는 무환수 어항을 구축하는 프로젝트를 시작했습니다. 이 글을 통해 무환수 어항이란 무엇인지, 어떻게 만들어졌는지, 그리고 이 소중한 생태계가 시간이 흐르며 어떻게 발전해왔는지를 공유하고자 합니다.
무환수 어항의 정의
무환수 어항은 환수 작업 없이 자연스러운 생태계의 균형을 유지하는 어항을 말합니다. 이는 어항 내 생물들이 서로의 생존에 필요한 조건을 제공하며, 자연 상태를 모방한 환경에서 스스로 균형을 이루도록 설계됩니다.
무환수 어항 구축 과정
- 물 준비: 클로린이 제거된 하루 이상 묵힌 수도물을 사용합니다.
- 기초 설치: 2cm 높이의 혼합 배양토를 바닥에 깝니다.
- 상토 추가: 혼합 배양토를 채에 걸러 얻은 고운 흙을 약 2/3cm 높이로 추가하고, 압축합니다.
- 고운 흑사 깔기: 1cm 두께의 고운 흑사(2-4 mm)를 깝니다.
- 물 적시기: 어항에 처음으로 물을 뿌려줍니다.
- 거친 흑사 깔기: 1cm 두께의 거친 흑사(5mm)를 추가합니다.
- 화산석 배치: 장식 목적으로 화산석을 배치합니다.
- 물 적시기: 다시 한 번 물을 뿌려줍니다.
- 바닥 높이 조정: 바닥재의 총 두께를 4~6cm로 조정하며, 배경 쪽을 더 높게 합니다.
- 수위 설정: 바닥재로부터 2~3cm 높이의 물 수위를 설정합니다.
- 수초 식재: 나자스말, 검정말, 붕어마름 등 다양한 수초를 심습니다.
- 물 채우기: 어항의 약 2/3 정도 물을 채웁니다.
- 증발한 물 보충: 한 달 동안 증발한 물을 보충합니다.
어항 속 생태계의 발전
- 초기 단계: 나자스말과 좀개구리밥이 빠르게 번식하여 어항을 덮었습니다. 이들을 제거하고, 검정말도 함께 제거했습니다. 생이새우를 도입했습니다.
- 중기 단계: 다슬기를 통해 이끼를 제거하려 했으나, 다슬기가 과도하게 번식하여 결국 제거하게 되었습니다. 붕어마름은 점차 사라졌고, 초기에 도입했던 생이새우는 모두 사라졌습니다.
- 현재 상태: 현재 어항에는 생이새우와 백운산 물고기들이 건강하게 서식하고 있습니다. 물의 증발량만큼만 정기적으로 물을 추가해 주며, 어항은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습니다.
이러한 과정을 통해, 무환수 어항은 자연 생태계의 미니어처로서, 자연의 아름다움과 복잡성을 집안에서도 느낄 수 있는 특별한 공간이 되었습니다.
현재의 무환수항의 모습입니다. 우측의 검은 박스는 여과기입니다. 수중 모터가 장착된 것이여서 소음이 거의 없습니다. 환수량은 충분합니다. 토출구에서 나온물이 떨어지는 소리를 줄이기 위해서 스펀지(다이소에서 산 검은 수세미)를 잘라서 접착제로 붙였습니다. 히터기는 설치하지 않았습니다. 겨울 내내 수온이 최저 18도까지 내려간적은 있었습니다.
이쁜 백운산 새끼 세마리 중에서 한녀석입니다. 꼬리 발색이 매력적입니다. 겨울 내내 히터기 없이 잘 지냈습니다. 18도까지 떨어진 적도 있었는데 무사했습니다.
백운산
중국 광둥 백운산이 원산지인 잉어과의 관상어. 영어로도 White Cloud Mountain Fish 로 불린다. 보통 열대어로 분류하지만, 온대 지방인 중국이 원산지이고 10℃ 까지 수온이 내려가도 버티기 때문에 엄밀히 따지면 열대어는 아니다. 적정 수온은 10도 후반에서 20도 초반 정도이다. [1]
쉴틈없이 부지런히 이끼를 청소해주는 생이새우입니다. 초반에 몇마리 죽기는 했지만 지금은 더이상 탈락되는 개체 없이 세마리가 잘 살아주고 있습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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